내 입맛에 관한 심각한(?) 고찰.
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었나.
96년부터 2000년까지 꼬박 사 모으던 밍크에서 손을 떼고는 단행본으로 눈을 돌렸을 때,
제목이 특이해서 눈에 띄였던 '홍차왕자'
홍차라는 게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읽었던 탓에
홍차에 관한 흥미가 생기는 것에 앞서 만화책에 관한 흥미가 먼저 떨어져버렸다.
그리고, 몇 년이 지나고 다시 찾은 그 책은 15권 까지 나와 제법 인기를 끌고 있었다.
하지만 첫인상으로 인해서 였을까, 쉬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기에 꽤 시간이 흐른 2008년.
고시공부 중 슬럼프에 빠져 빈둥거리고 있을 때 완결이 났다는 것에
흥미를 느껴 오래전 기억을 헤집어 다시 한 번 책장을 넘겼다.
그렇게 며칠의 시간을 투자하여 완결까지 보고 난 뒤,
2006년 10월 달에 위시리스트에 추가해두고 있었던 티팟이 세일을 하는 것을 보고는 아무 생각없이 충동(?) 구매.
거의 2년 동안 위시리스트에서 지우지 않았던 것이 더 굉장한 것 같지만..
그리고, 마트에 반찬거리를 사러갔다가 눈에 띄길래 집어 든 립톤 옐로우 라벨.
과일티만 먹었던 지라 옐로우 라벨 같은 오리지널(?) 티백은 처음이라 기대반 불안반으로 어쨌거나 구입.
마트를 빙글빙글 돌면서 먹은건 빵 시식 정도이건만 집에와서 고로케 하나에 배 불러 !! 라고 하면서도
전기포트에 물을 끓이고는 지식 보다는 본능적으로 차를 우려내고 한 모금 마시니-
아~ 역시 차를 마실 땐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듯한 유유자적함!!
고등학교 시절 절에서 열리는 축제에 갔다가 먹은 따뜻한 차 한잔과 다과.
모양이 예뻐서 하나 덥석 집어 먹었는데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.
혼자 먹더라도 이상하게 격식(?)을 차리면서 먹게 되는 차(茶)
길어져버린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서-
시중에서 가장 구하기 쉽다는 립톤 옐로우 라벨(Lipton Yellow Label)
홍차카페를 아무리 뒤져봐도 왜 스트레이트가 괜찮다는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는걸까..
옐로우 라벨은 밀크티를 위한 홍차라는 의견이 대세길래 밀크티가 맛있나? 라며
밀크티로 만들었는데... (엇, 음. 나 무슨 치명적인 실수라도 한걸까?)
> 맛이 이상해 ㅠㅠ, 설탕을 넣어도 이상해! 라며 다음 잔에는 꿀을 넣었더니 그것도 이상해!
>>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다시한번 도전해봐야지. 다른 사람들과 색깔부터 틀리니 그저 멍-
씁쓸한 맛이 입안을 맴도는 스트레이트가 취향인 것 같다. llorz
(.. 이거 혹시 엄마가 보리차 대신 홍삼물을 끓이고 그걸 종종 속아서 먹은 부작용일까..?)
어느 순간 케이크도 한 조각을 채 못 먹게 되고-
그렇게나 좋아하던 슈(크림 볼)도 2개 이상 먹으면 속이 괴로워지는 것도 상관관계가 있을까.
.. 어쩌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카카오99%를 으적으적 씹어 먹었을 때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.
(다시 먹으라면 먹기 싫은 흙 맛 나던 카카오 99%, 딱 내 취향은 드림카카오 기준 72%)
달콤한 것도 좋긴 하지만, 어느순간 깔끔한 맛을 더 좋아하게 된 나.
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일까?